팩맨 메가 터널 배틀: CHOMP CHAMPS - 리뷰

현대식 배틀 로열과 고전 팩맨의 새로운 조합

한때 오락실에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을 당시에는, 게이머 친구들과 모임 장소를 정할 때마다 근처에 있는 오락실이 있는지 항상 확인했다. 물론 집에서도 콘솔이나 PC로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오락실을 찾는 이유는 그 공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매력적인 원색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는 거대한 스크린과, 몸이 떨릴 만큼 강렬한 사운드로 가득한 오락실은 대체할 수 없는 게임 경험을 제공했다. 우리는 오락실을 사랑했고, 다양한 아케이드 게임을 함께 즐기며 매우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지면서 잊고 있던 추억이었지만, 이번 팩맨을 플레이하면서 그 시절의 향수가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네온사인처럼 화려한 비주얼과 칩튠 사운드가 떠오르는데, 팩맨은 그 이미지를 완벽하게 대변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1980년부터 현대까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팩맨은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이고, 팩맨을 플레이한 경험이 없어도 게이머라면 팩맨이 노란 피자형 캐릭터로 적을 피해 화면의 모든 점을 먹는 규칙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정도이며, 오랜 인지도만큼 많은 사람들이 팩맨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과거 친구들과 함께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팩맨과는 낯선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이유는 집에서 멀티 플레이로 즐기는 팩맨이라는 점의 환경 차이도 있으나, 고전적인 팩맨의 규칙에 배틀 로열을 더하면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원작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색다르게 다가온 팩맨의 트레이닝 모드. 예상치 못한 친절함에 당황스러웠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트레이닝 모드에서 게임의 규칙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점 역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이미 잘 알려진 규칙이라 게임의 예상치 못한 친절함이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자면, 그동안 팩맨이 화면 내 '점'을 먹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트레이닝 모드를 순차적으로 경험하면서 공식적으로는 쿠키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사소하지만 마치 피자를 주문할 때 엎어지지 말라고 넣어두는 받침대의 이름이 피자 세이버라는 것을 알고 있는 느낌처럼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이후 배틀 로열 매칭을 기다리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팩맨의 외형을 꾸미거나, 나만의 미로 테마를 고를 수 있는데,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있을 법한 캐릭터 꾸미기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게임에서 매우 인상 깊은 경험 중 하나다. 제한된 시간 동안 남들보다 많이 먹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미로에 침입할 때마다 각자 설정한 테마에 맞춰 변화하는 배경음악이 큰 차이를 만들어 넘나드는 재미를 선사했고, 처음에는 게임 내 코인의 사용처가 애매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후 마음에 드는 미로 테마를 고르기 위해 코인을 모아 해금하는 동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미로 테마와 그에 맞는 사운드 변화가 침입하는 재미를 더한다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계속해서 배틀 로열을 진행할수록 인상적인 비주얼과 사운드가 점점 익숙해지기에, 나처럼 자연스레 배틀 로열을 흥미롭게 만드는 규칙은 무엇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팩맨은 40년 넘게 쌓아온 유산이 있기 때문에, 원작의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멀티플레이 측면에서 독특한 메커니즘을 어떻게 접목했을지 기대하고 있었지만, 나의 예상과는 달리 게임판을 뒤엎을 만큼 큰 변화를 경험하기에는 어려웠다. 대표적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미로에 침입할 때마다 점수에 큰 혜택을 주는 임무는, 미로 내 고스트와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다른 플레이어를 대처하다 보면, 일시적인 임무 달성보다 최대한 살아남는 전략만이 남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또한, 평소에는 다른 플레이어를 잡아먹을 수 없지만, 파워 쿠키를 먹게 되면 일정 시간 동안 팩맨이 커지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하면서도 반대로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최대한 파워 쿠키 또는 아이템이 있는 미로에서 전략적인 플레이를 반복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에서 보여준 배틀 로열의 접근 방식은 팩맨의 게임 플레이 방식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현명한 기획이다. 미로를 넘나들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기대하는 두근거림, 다른 미로에 도착했을 때 바로 고스트 및 다른 플레이를 만나기도 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컨트롤로 대응하는 것은 전체 구성을 읽고 전략을 짜는 것으로 컨트롤 이슈가 크게 없는 기존 팩맨의 플레이를 한층 깊게 만들어 주는 요소임은 틀림없다.

전체적으로 이 게임은 오락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아케이드 팩맨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화려한 비주얼과 풍부한 사운드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게임을 반복할수록 룰 구성이 생존 전략을 집중하도록 유도하여 피로도가 높고, 이에 따라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기 때문에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 방향에 따라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는 약간의 즐거운 시간을 얻을 수 있는 것 이외에, 아케이드 팩맨이 선사했던, 계속 해서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의 이미지는 아니다.

평결

현대식으로 화려하게 돌아온 비주얼과 칩튠에서 발전한 풍부한 사운드를 통해 아케이드 게임의 감성을 집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고, 40년 넘게 쌓아온 팩맨의 메커니즘에 배틀 로열 멀티 플레이를 도입한 새로운 시도는 흥미롭지만, 게임판을 뒤집는 극적인 상황을 보기 어렵고, 게임을 반복할수록 룰 구성이 생존 전략을 집중하도록 유도하여 피로도가 높아,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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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 메가 터널 배틀: CHOMP CHAMPS

Amber Studio | 2024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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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 메가 터널 배틀: CHOMP CHAMPS 리뷰

6
Okay
팩맨의 플레이 감각과 색다른 시도의 불협화음
팩맨 메가 터널 배틀: CHOMP CHAM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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